[삼삼오오 수다] 10월, 마음에 노란 불을 켜세요

문득 고개를 들어 책상 위 탁상달력을 보니, 왠지 10이라는 숫자가 눈에 콕 박혀 들어옵니다. 햇살은 아직 따사롭지만 손끝, 코끝에는 부쩍 시린 기운이 감도는 요즘. 그러고 보니 한결 두터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이 이미 가을의 한 복판에 들어섰음을 알려주는데요. 이런 환절기에 단디 챙길수록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건강이요, 또 한가지는 ‘사람’입니다. 
 
 

 
‘봄 처녀, 가을 남자’라는 말, 한번쯤은 들어보셨죠? 따스한 봄 바람엔 여자의 마음이 싱숭생숭, 선선한 가을 바람에는 남자의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기 쉽다는 뜻일 텐데요. 사실 딱히 남녀 구분을 둘 필요가 없다는 거, 공감하실 겁니다.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고, 왜 이리 가을 하늘은 높고 파란지, 모든 것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하고, 그 중 일부 감성이 풍부하신 분들은 ‘혼자 있고 싶으니 내버려 두세요.’ 모드로 돌입하기도 합니다. 희한하게도 ‘가을’만 되면 말이죠. ^-^
 

 
저는 요즘 같은 때, 마음 속에 ‘노란 불’이 켜집니다. 웬 뜬금없는 ‘노란불’ 타령이냐고요? 이 ‘노란불’이라는 단어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나 자신을 다잡기 위한 스스로에 대한 경고의 의미, 또 하나는 주변사람들의 이상 변화를 감지하는 비상등의 의미인데요. 
  
사실 노란색은 빨간색, 주황색과 더불어 대표적인 난색입니다. 보기만 해도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색이죠. :D그런데 노란색은 눈에 띄는 만큼 ‘주의’를 나타내는 색깔이기도 합니다. 신호등이 파란불이나 빨간 불로 바뀌기 전의 예비신호가 노란색인 것 처럼요. 사실 일반적으로 ‘주의, 경보’라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들기 쉬운게 사실이죠. 하지만 조금만 더 곰곰히 생각해 보면, ‘뭔가가 달라지려고 하니, 준비하고, 또 조심하세요-‘라는 뜻이니 사실은 참 고마운 색깔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제가 이런 유아스러운(?) 생각을 하게 된 데는 제 친구의 영향이 참 큽니다. 제 절친 중에는 요즘 같은 때 유독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친구가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이면 [오늘도 날씨가 많이 쌀쌀하네요~ 멋 부린다고 얇게 입으면 감기 걸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이런 날씨 예보와 함께 스마일 마크^-^를 찍어서 보내기도 하고, 퇴근길이면 전화를 걸어 감기는 걸리지 않았는지, 요즘 일은 할만한지, 힘든 일은 없는지 안부를 물어 주는데요.
 
사실 나 살기도 바쁜데 남은 어찌 챙길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따뜻하고 넉넉한 그 친구의 마음이 정말 신기하고 고맙기만 합니다. 가끔 그 친구가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받기라도 하면, 찡~ 한 감동과 함께 마음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마음 속에 노란 등불이 하나 켜진 것 처럼요. 그리고는 희한하게도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서 내 주위에 챙겨줄 만한 사람들은 없는지 자연스레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 친구 덕분에 나눔이란 참으로 전염성이 강한 것이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이죠. 
 

 
‘내가 가진 게 없는데, 내가 여유가 없는 데 뭘 나눠줄 수 있겠어?!’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으실 거에요. 실제로 ‘나누다’라는 행위는 사전적으로 1.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 2. 여러 가지가 섞인 것을 구분하여 분류하다. 3. 나눗셈을 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무엇무엇을 무엇으로 나누다”라는 문장에서 주어와 목적어를 바꿔 마음에 새기면, 그 뜻은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예문을 몇 가지 들어볼까요?! ^^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다”, “이웃끼리 어려움을 나누다”… 이해가 좀 되셨나요? 바로 ‘누구누구와 무엇 무엇을 나누다’, 즉 사람이 나눔의 대상이 될 때는, 그와 나누어야 하는 것이 꼭 물질적이고 형체가 있는 것이 아니어도 된다는 겁니다. 한마디 말과 따스한 미소, 그와 나의 슬픔과 어려움도 충분히 나눌 수 있고 가치 있는 대상이 된다는 거죠. 
 
제가 좋아하는 글귀를 하나 소개를 하면서 오늘의 글을 마칠까 합니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준다는 것’의 가장 큰 오해는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 빼앗기는 것, 희생하는 것’인데. 자신의 기쁨, 관심, 이해, 지식, 유머, 감정, 자신 안의 생명력을 줌으로써 타인의 생동감을 고양시킨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中>
 
‘준다는 것’, 즉 누구에게 나의 것을 나누어 준다는 것은 절대로 나의 것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의 기쁨, 관심, 이해, 감정, 내 안의 생명력은 나눌수록 풍성해지고 받는 사람도 충만해지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요? 😀
 

출처: flickr by dvs

 
지금 잠시만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주위를 한번 돌아보세요. 요즘 들어 유독 멍 때리는 횟수가 늘어난 김대리가 한숨을 푹푹 쉬고 있진 않나요? 요즘 들어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최부장님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진 않나요? 지금이 바로 여러분 마음속의 노란 불을 반짝 반짝 켜고, 당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나누어 줄 때 일지도 모릅니다 😀
 
방송작가 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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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4 Comments

  1. 아디스아바바 댓글:

    좋은 글인데 덧글이 하나도 없군요. 무언가를 나누는 것. 참 좋은데
    나눌만한 무언가가 없는 것 같네요 하다못해 마음이라도 나누고 싶지만 나눌 마음의 여유조차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뭔가 덜어주거나 나누어줄만한 것들이 있는지

    • 색콤달콤 댓글:

      댓글 감사드립니다^^ 바쁜 회사 생활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는 직장인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적이 (부끄럽게도) 없는데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나눔을 실천해볼까 합니다. 찾아보니 금전적인 기부 외에도 재능을 기부하거나, 회사의 자원봉사단체 등 할 수 있는 게 많이 있더라구요. 아디스아바바님도 올 가을엔 꼭 나눔의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2. 율무 댓글:

    아, 정말 좋은 말씀이시네요. 제 친구 중에서도 항상 우리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주었던 친구가 있는데, 요즘은 그 친구가 자신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이라도 제가 그 마음을 나누어줘야겠네요^^

    • 색콤달콤 댓글:

      저도 일단 가까이에 있는 직장 동료나 친구들, 가족들에게 먼저 따뜻한 마음을 나눠봐야겠어요^^ 정말 소중한 사람들인데 늘 곁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막(?) 대할때가 많잖아요^^;; 이런 저를 반성해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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