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생의 길 위에서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보다

단단한 길, 그를 보면서 가장 먼저 ‘오랜 세월 묵묵하게 다져진 길’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외면 뒤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한국후지제록스 전략사업본부 Solution & Service 부문장 우상윤 상무의 가방에는 늘 카메라가 들어있다.

그를 만나 인생과 길, 그리고 사진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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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매개체, 사진

누군가의 가방에 항상 카메라가 들어있는 것이 그리 특별한 일일까마는 카메라를 꺼내 만지는 우상윤 상무의 손길과 눈빛에는 남다른 진중함이 담겨 있었다.

“2004년이었죠.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가족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새 카메라를 샀어요. 일상에서 제 마음을 두드린 것들을 찍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보고 싶었지요. 첫 배낭여행지였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는 경이로움에 압도되어 정작 사진을 몇 장 찍지 못했어요. 단순히 멋있는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면 무작정 많은 사진을 찍었을 테지만 그때부터 가졌던 마음가짐은 한 컷, 한 컷 무의미하게 찍지 않고, 버리지 않는 사진을 찍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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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있어 사진은 한 컷 한 컷이 소중한 일상의 기록이자 소통의 매개체이다. 그냥 길을 가다가도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있다면 휴대전화든 카메라든 상관없이 촬영해 글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

“글에 사진을 덧붙여 무언가를 전달할 때 상대방은 좀 더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아직은 그저 제가 좋았던 것을 공유하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 앞으로 욕심이 있다면 저의 사진과 글이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좋겠어요.”

이렇게 촬영된 사진들은 매년 연말 즈음 달력으로 제작되어 고객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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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후지제록스는 매년 주요 고객들에게 멋진 사진과 고객의 성함이 담긴 맞춤형 달력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찍은 사진을 넣어서 달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우선 제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서 드리니 신기해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이러한 특별한 선물을 통해 다음에 만났을 때도 이야깃거리가 생기죠. 일 자체에서 벗어나 대화의 소재가 확장되니까 고객과의 관계 역시 더욱 좋아졌습니다.”

 

낯선 환경에 노출되기

달력에 담긴 사진들을 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곳곳의 풍경이 담겨 있었다. 그는 가능하면 매년 열흘 정도 일정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긴 휴가를 내기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임원으로서 장기간 휴가를 낸다는 것은 사실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저는 먼저 그것을 실천한 것뿐이에요. 일상적인 현안들만 쫓다 보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도 가능하다면 1년에 한 번 정도는 낯선 환경에 자신을 노출할 필요가 있다고 권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을 지켜보면 그전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고 전체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어요. 제가 사진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행복지수를 높여 일상에 충실할 수 있는 것처럼, 다들 그런 것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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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사진을 찍으면서 얻은 가장 좋은 것으로 ‘전체와 부분을 동시에 보는 눈’을 꼽았다. “일이나 일상생활에 있어 부분을 보면서 전체를 가늠하는 것, 그리고 전체를 보면서 부분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보면서 그런 감각들을 향상하는 훈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과 생활’, ‘조직과 개인의 행복’의 균형과 조화. 직장생활에 있어 풀기 어려운 이 숙제에 대해 그는 묵묵한 움직임으로 답하고 있었다.

 

인생의 길 위에서 던지는 질문

1993년 첫 직장으로 연을 맺어 지난 23년간 변함없이 한국후지제록스를 지키고 있는 그에게 올해는 50살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을 한국후지제록스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아온 그에게 ‘길’은 어떤 의미일까? 그가 사람들에게 선물한 달력의 주제이기도 한 ‘길’의 의미에 관해 물었다.

“40대 중반 즈음부터 가장 많이 생각했던 단어가 바로 ‘길’ 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만의 짐을 지고 길 위를 걷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이유를 가슴에 품은 채 길을 걸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인’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딸을 포함해서 젊은 친구들과 ‘길’ 대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현실은 언제나 이상보다는 초라하고 험난하지만, 계속 나아 갈 수 있는 끈기를 키우다 보면 결국 길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요즘 자주 하고 있어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을 보면 하고 싶은 것을 못한다고 서러워하는데, 정작 물어보면 본인도 정확히 자신이 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막연히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게 되면 끈기도, 열정도,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들에게 순서를 바꿔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일단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고, 그러다 보면 잘하는 일이 생기고, 그 안에서 해보고 싶은 일, 새로운 길이 보일 수도 있으니 바로 그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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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한 가지 꿈을 실현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사진과 글을 담아 올해 가을 즈음 정식으로 책을 내고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정식 작가가 된다는 의미보다는 지난 50년 간 자신을 지켜봐 준 주변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한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

“우선 문서관리 전문가로서 현재 맡은 Solution & Service 사업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인 도약을 하는데 일조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현업에 집중할 것입니다. 향후에는 오랫동안 세일즈 영역에서 일한 것을 바탕으로 이 분야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세일즈 아카데미에 관한 일도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앞서 말한 작가로서의 삶에도 도전하며 저의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사람 중심의 삶, 소중한 사람이 되는 삶’이라는 자신의 좌우명을 지키며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말하는 우상윤 상무. 앞으로 그가 스스로 정한 높은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갈지, 또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전해줄지 무척 기대된다.

 

사진_우상윤

글_ 이용국, 인터뷰 사진_ 엄지민

 

이 글은 한국후지제록스 사보 <제록스광장> 2016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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