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수다] 외로운 직장인, 김대리의 하루

06:30 AM 

때르르르르르릉~~~~!!! 

제발 울리지 않길 바랐던 알람시계가 울린다. 달콤한 주말은 가고, 다시 월요일 아침이다. 겨울 새벽의 찬 공기가 코끝에 스친다. 온몸은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가기 싫다고 비명을 질러대지만, 어느 새 부스스한 머리와 졸린 눈을 하고 세면대 거울 앞에 섰다. 
 
“앗, 차거” 
 
이놈의 월세방 보일러는 전원을 올리고 10분이 지나도 물이 데워질 줄을 모른다. 이 겨울을 어떻게 버티나 잠시 생각을 하다가 옷을 챙겨 입고 그대로 집을 나선다. 배는 고프지만, 챙겨먹기는 귀찮다. 
 
 
7:30 AM 
출근 지하철은 늘 터져나갈 듯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놀라우리만치 조용하다. 한 공간 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전혀 없다.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눈을 감고 있거나, 핸드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정기적으로 울리는 지하철 안내방송만이 외롭게 허공에서 떠돌다 사라진다. 
 

 

 

 
8:20 AM 
아직 정식 업무 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 사무실이 부산하다. 마케팅 B팀이 월요일 오전에 보고하기로 한 프로젝트가 진행 건이 있다고 한다. 파티션 건너편에서 입사동기 이대리의 깊은 한숨소리가 들린다. 
 
 
이대리님의 말: 
* 김대리, 바쁘냐? 
김대리님의 말: 
* 아니, 왜? 
이대리님의 말: 
* 박팀장 왜 그러는 거냐, 대체? 프로젝트 진행 보고 시간을 월요일 오전으로 잡은 건 그렇다 쳐. 근데 왜 안된다는 걸 된다고 우겨가지고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 거냐구.
 
 
쉴 새 없이 메신저를 통해 떠드는 것을 보니, 박팀장이 프로젝트 진행을 무리하게 했나 보다. 전부터 이런 불평은 수 백 번도 더 들어왔던 터라, 단순히 ‘응’, ‘그래?’를 남발하며 내 업무를 시작했다. 지금은 저래도 점심시간이 되면 웃는 낯으로 뒤를 졸졸 쫓아나갈 것이 분명하다. 
 

 

 

 
11:50 AM 
“김 대리님, 오늘은 식사 뭐 할까요?” 
 
팀 후배가 묻는다. 오늘은 어쩐지 같이 밥을 먹는 것 조차 귀찮다. 
 
“나 오늘 일이 많아서 좀…” 
 
“김대리 일 안 많은 거 알아, 같이 가자.” 
 
갑자기 팀장이 끼어든다. 성격이 괄괄한 것으로 유명한 성팀장이 정한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귀찮음을 뒤로 하고 터덜터덜 따라 나선다. 
 
 
12:00 PM 
“서부장 얘기 들었어? 애인 생겼다며?” 
 
성팀장이 이야기를 꺼낸다. 
 
“아, 그거 저도 들었어요. B팀 제 동기가 봤다던데요?” 
 
후배가 맞장구를 친다. 서부장이 어디선가 예쁘고 늘씬한 아가씨와 함께 차에 타는 것을 누군가가 봤나 보다. 평소에도 여자 밝히기로 유명한 서부장이니, 이런 소문이 날 만도 하다. 하지만 솔직히, 지겹다. 누군가가 애인이 생겼으면 어떻고, 또 아니면 어떤가. 왜들 이런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지 모르겠다. 맞장구 치기도, 대답하기도 싫어 그냥 묵묵히 밥만 먹었다. 
 
 
3:00PM 
“김대리네 팀에서 처음 이야기가 나왔다던데?”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지. 내가 왜 소문의 진원지가 되어야 하는건가.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고 점심시간에 했던 이야기가 금새 퍼져버렸다. 서부장이 자기 애인 이야기를 눈치채기까지 몇시간 걸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소문의 진원지로 내가 지목되고 있다는 것. 평소 집요하기로 소문난 서부장이니 왠지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 처음 말꺼낸건 내가 아닌데,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난 억울해!” 
 
나는 정말 가만히 듣고만 있었는데… 성팀장과 후배는 그저 모르는 척하기 바쁘다. 
 
 

5:00PM 

“김대리, 잠깐 이리 와보지?” 
시작이다. 시시콜콜한 일로 불러 혼내기. 아까도 한번 불려갔는데, 계속 이런 식이다. 서부장은 직접 화가 난 일을 이야기하지 않고, 돌려서 다른 일로 계속 사람을 괴롭힌다. 차라리 대놓고 따지면 해명이라도 하겠는데… 급한 일들이 밀려있는데, 정작 오후에는 업무에 손도 대지 못했다. 오늘은 꼼짝없이 야근이다. “이런 젠장”
 
 
며칠전 들었던 모 인디밴드의 ‘멱살 한번 잡히십시다’라는 노래가 이렇게 공감될 줄이야.  
 
 
 
08:30 PM 
옛날 어떤 노래 가사처럼, 집에 가는 길이 너무 길다. 괜히 어머니 생각이 나서 핸드폰을 꺼내 다이얼을 누르다가 그냥 종료버튼을 눌러버렸다. 맞은 편 좌석에 앉은 커플은 살짝 취기가 오른 듯, 다소 큰소리로 깔깔대며 이야기 중이다. 여러 생각들로 머리는 복잡한데, 막상 이걸 누구에게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들을 쭈욱 살펴보다 그냥 다시 종료버튼을 눌렀다. 
 
배경화면에 띄워놓은 한 아이돌 그룹의 설X양만이 날 보며 웃어줄 뿐이다. 오늘은 이렇게 가고, 내일도 오늘 같은 하루가 반복되겠지.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한 명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문득 인간적으로 너무 외롭다.
 

 

 

 
 
E / V / E / N / T
종료된 이벤트입니다. (2010년 11월 22일~26일)
함께 있어도 외로운 순간
외로움을 잊기 위한 나만의 방법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가끔은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지 않나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피상적인 대화만이 오갈 때,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는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만 같은 외로움이 느껴지죠. 그럴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외로움을 잊기 위한 방법들을 이야기해보아요~^^

숨막히게 외로운 순간, 이를 물리칠 비결을 공유해주신 분들 중 을 추첨해 한결 숨쉬기 편안한 환경을 만드시라고 깜찍한 디즈니 미키 가습기를 보내드립니다~ ^^

 
응모 기간 : 2010년 11월 22일 (월) ~ 11월 26일 (금) 낮 12:00 까지
당첨자 발표 : 2010년 11월 26일 오후 3:00
응모 방법 : 직장 내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을 댓글로 알려주시거나 트위터(@fujixeroxkorea)로 멘션해주시면 OK~!
 
* 당첨자 발표 후 일주일간 연락처를 남겨주시지 않으면 당첨이 취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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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14 Comments

  1. 김연숙 댓글:

    12시 땡!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

    그런데, 오늘따라 회의다 약속이다.. 다들 가버리고, 넓은 사무실에 덩그러니 홀로 남았다~
    아~~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 외롭고 쓸쓸하다~

    “외로워라 이내 몸은 뉘와 함께 밥 먹을꼬!”

    그러나 해결책은 있다!
    오늘 나는 뉴요커(?)가 되는 거다.
    별다방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고, 가까운 공원 벤치를 찾아 여유로운 점심 시간을 즐긴다!
    이것이 센트럴파크에서 홀로 즐기는 미쿡식 점심의 맛이랄까?

    뭔지 모를 궁상맞음이 밀려온다고? ^^;
    하루 쯤.. 군중 속에서의 빡빡한 일상을 떠나서 다소 외롭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신선할 듯하다!
    언제 또 시간을 내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것인가~!!

    • 색콤달콤 댓글:

      정말 어메뤼칸 스따~일의 점심이네요^^ 상사랑 같이 밥 먹으면 어쩐지 일의 연장선처럼 느껴질 때까 있잖아요. 또 동료들과 함께 밥 먹는 속도를 맞추다보면 나도 모르게 밥을 드링킹하게 되죠. 연숙님처럼 점심시간에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것도 정말 좋을 듯^-^!

  2. 와이미 댓글:

    외로움은 외로움으로 즐겨라~!!!^^
    애써 즐거운척 한다거나, 일부러 즐거운일을 찾는다고 절대로 외로움이 없어지진 않는다~~!!! 절대로!! 외로움을 감추려 하지 말자! 당당하게 즐기고, 당당하게 알리자!
    외로움이야 말로 주변에서 알지 못한다면 나스스로에게 엄청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무서움이 될수도 있다.
    아주 슬픈 발라드를 들으며, 현재의 외로움이 듬뿍 담긴 문자 메세지, 전화번호 목록을 뒤져서 그순간에 가장 생각나는 사람에게 문자 보내기!

    경고! 누군가에게 이런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손을 뿌리치거나 방치하지 마세요~~^^ 그 누군가는 우리 모두가 될수도 있습니다~~

  3. 아디스 아바바 댓글:

    많이 외로운 날, 혼자라고 느껴지는 날엔
    혼자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난다면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보세요.
    때 타고 먼지가 켜켜이 쌓인 것이 도서관 책의 매력이죠.
    도서관에서 하드 커버로 된 오래된 세계문학 전집 한 권을 찾아
    빌려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일이 바쁘면 퇴근 길에 서점에 들러 보세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철퍼덕 바닥에 주저 앉아
    아무 페이지나 펴놓고 읽고 싶은 만큼 읽는 겁니다.
    나는 떠날 수 없지만 누군가가 다녀온 유럽여행 여행기를 읽으며
    잠시나마 유럽 여행을 꿈꿔보는 겁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종이 위 문자 하나 하나를 머리속으로 옮기고 있노라면
    외로움 같은 건 느껴질새도 없을 것 같죠?? ^^

    • 색콤달콤 댓글:

      안 그래도 바쁜 직장인들은 독서할 시간이 없잖아요~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면 외롭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아디스 아바바님처럼 책을 읽는 게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외로움도 떨치고~ 교~양도 쌓고^^

  4. 쿠옹 댓글:

    누구에게나 outlet은 필요한 법이죠~ 저는 야구장에 가요~(지금은 겨울이라 OTL…) 신나는 응원석! 또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수있는 지정석! 녹색잔디가 펼쳐진 넓은 그라운드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답답했던 가슴과 마음이 탁 트이는 것이 느껴져요~ 또 목이 쉬어라 응원하고 외치다 보면 스트레스도 달아나는 것은 물론이구요~ 아, 다들 아시겠지만 맥주는 야구장에서 마시는 것이 제맛이죠^^

    자전거도 좋아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즐겨듣는 음악과 함께 바람을 느끼고 하늘을 바라보세요. 이내 세상은 결코 외로운 곳이 아니라고 느껴질 거에요~ 단, 안전운전하세요 ^^

    모두 힘내요! 힘이 든건 순간이고 외롭게 느껴지는 것도 곧 순간입니다.~

    • 색콤달콤 댓글:

      야구장에서 마시는 맥주! 캬~~ 생각만해도 스트레스가 퐉 풀리는 느낌이네요^^ 칙힌과 함께라면 금상첨화~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경치도 즐기고, 운동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고~

  5. 돌스&규스 댓글:

    직장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라..
    제가 있던 직장은 휴일에 제대로 못 쉬는 직장이어서 그런지..
    명절이 출근할때가 가장 외로왔던거 같아요.

    추석연휴에 일을 했는데..
    회사 건물에 경비 아저씨와 저만 있는 느낌..
    거기에 식당들도 다 쉬어서, 편의점 컵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고..
    외로워서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려해도 추석연휴인 관계로.. 폐가 될거 같고..

    사무실에 혼자 출근해서..
    혼자 밥먹고, 혼자 불끄고 퇴근했던 그때..가 가장 외로웠던거 같네요.

    • 색콤달콤 댓글:

      명절에 출근하면 정말 외롭고 서러울 것 같네요ㅠ.ㅠ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도 싫을 것 같아요. 직장인들은 명절 낀 연휴만 바라보고 살잖아요~

  6. Thinkbrk. 댓글:

    직장인의 하루 5초 동영상..보고 달려왔네요.ㅎㅎ
    완전 인기던데요~~ 공감..

  7. 추석연휴에 일을 했는데..
    회사 건물에 경비 아저씨와 저만 있는 느낌..
    거기에 식당들도 다 쉬어서, 편의점 컵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고..
    외로워서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려해도 추석연휴인 관계로.. 폐가 될거 같고..

  8. 린제이 댓글:

    저는 책과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음악을 듣고 메모를 합니다.

    여주인공, 남주인공, 그리고 조연까지 그들의 삶을 공상하고 또 되뇌이면서.
    저럴땐 저렇게 해야지 이럴땐 이렇게 해야지 갖가지 시나리오를 짜면서요.
    그러다보면 그런 순간을 겪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그런 착각이
    의외로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책과 영화를 본 후 저의 감정을 적어나가는 연습을 합니다.
    아무렇지 않을 때 우울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현실임을 깨달았을 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구요,
    극도로 우울할 땐 남의 삶을 빌려 잠시 마음의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답니다.
    뭔가 집중이 되지 않을 때에는 음악을 들으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노라면
    가장 슬픈일과 가장 기쁜 일이 생각이 나는데요.
    그런 기억과 마주하고 있자면 기억이 승화된다고 해야할지..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실행해야 할 한가지!
    자기 전에 오늘 있었던 행복한 일 세가지를 매일 적습니다.
    없어도 꼭 찾아냅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주변 가까이 있는 것임을, 행복감을 느끼며 잠들어요.
    숨막히는 순간 뒤에는 항상 행복한 순간이 종이한장 차이처럼 있다는 걸
    잊지 않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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