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더 정겨운 포장마차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와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날이 있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친구, 동료, 연인의 팔짱을 끼고 하루의 시름을 덜어놓는 시간. 아마 상쾌한 아침보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얼굴에 생기가 도는 직장인의 진짜 하루는 지금부터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 기쁘건, 슬프건, 행복하건, 외롭건 술 고픈 영혼들을 넉넉히 달래줄 포장마차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함께라서 더 정겨운 포장마차

신사동 포.장.마.차

저녁이 되자 신사동 뒷골목에 생기가 돈다. 화려한 불빛과 간판으로 치장된 번잡한 골목, 이미 취하고 취하려는 사람들로 시끌시끌한 풍경에 왠지 모르게 마음의 위안을 받으며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선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풍경, 번화한 줄로만 알았던 신사동 큰 길가에 오래된 포장마차 하나가 있다.

이곳에서 조금만 걸으면 가로수길이라 분위기 있고 세련된 곳들이 한 집 걸러 한 집이다. 그래도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주머니가 가벼워서가 아니다. 누구라도 그런 날이 잊지 않은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한 없이 넋두리를 늘어놓고, 기탄없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날. 그런 날 찾기 좋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저녁 6시, 아직 포장마차를 열 시간은 아닌 듯 했지만 부쩍 짧아진 해 덕분에 평소보다 2시간 정도 일찍 장사채비를 시작한다고 한다.

딱히 정해진 이름이 없는 이곳은 단골들 사이에서 신사동 포장마차로 불린다. 그리고 신사동 포장마차하면 당연히 맛봐야 할 메뉴가 바로 골뱅이 소라탕이다. 포장마차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것이 홍합, 국수, 오뎅 등의 국물요리겠지만 이곳의 소라탕은 다른 포장마자의 국물과는 뭔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입맛 까다로운 강남 술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소라탕.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소라탕의 주 재료는 깨끗하게 손질된 골뱅이와 소라, 그리고 된장이다. 청량고추를 듬뿍 썰어 넣어 매콤하고도 시원한 국물은 열 가지 진미 안주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특히 이쑤시개로 쫄깃하게 익은 골뱅이와 소라를 끝까지 쏙쏙 빼먹는 즐거움은 어패류 좀 먹어봤다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기쁨이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가 아니기 때문에 한번 맛본 손님이라면 그 얼큰한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곤 한다. 그리고 이 맛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나누고 싶어 포장해가는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임신한 딸을 위해 미국까지 가져간다는 어머니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맛이 보장됐다는 말이다.

위치 신사역 8번 출구 농협 앞 / 영업시간 오후 7시~새벽 4시 행복한 금.현.이 값싸고 분위기 좋은 와인바, 유학시절 생각난다는 스파게티, 향기롭지는 않지만 끊을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의 커리 등 식도락에게 맛 탐험의 성지라 불릴 정도로 숨겨진 맛집이 많은 곳이 바로 홍대 앞이다. 거리의 구석구석 특색 있고 운치 있는 작은 상점과 음식점들이 즐비한 이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 또 포장마차다.

홍대 상상마당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행복한 금현이는 홍대에서도 꽤 오래 전 터를 잡은 실내포장마차다. 이곳을 방문한 누구는 춘천의 어느 오래된 술집을 옮겨놓은 듯하다고 말할 정도로 홍대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

어두 침침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나무와 철판으로 무심하게 만든 듯한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실내가 꽤 어두운 탓에 이미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많다. 실내의 곳곳에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을 색지에 써서 붙여두었는데 메뉴인줄 알고 한참을 바라본다면 이곳을 처음 찾은 것이 분명하다.

이곳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김치찌개다. 왜, 이곳 홍대까지 와서 김치찌개를 먹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계란프라이가 올려진 하얀 쌀밥 한술과 그 시큼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그 대답을 대신 해줄 것이다. 주머니 얇은, 허기진 청춘을 달래줄 술과 음식, 그리고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있어 행복한 금현이네다.

위치 홍대 공영주차장 안쪽 바이더웨이 골목 정면 / 영업시간 오후 6시~손님 계실 때까지

심민영 / 사진 Studio S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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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2 Comments

  1. 아디스 아바바 댓글:

    점심시간도 다 됐는데 얼큰한 국물이 땡기네요
    오늘 점심은 김치찌개를 먹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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