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을 걷다” – 공감만세와 후지제록스가 함께한 공정여행

12월의 이른 아침, 맑고 차가운 공기를 한껏 들이키며 북촌 공정여행의 시작지인 안국역으로 향했다. 일찌감치 서둘렀다고 생각했는데 약속 장소에는 이미 우에노 사장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도착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같은 서울 지역에 근무하면서도 처음 만나는 외국인 사우들, 아빠를 따라 함께 여행에 나선 귀여운 남매, 그리고 오늘 우리의 여행을 안내할 희망별동대의 ‘공감만세’까지 약 20명의 일행이 모였다. 아직은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살짝 어색하고 들뜬 분위기 속에서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북촌문화센터에 들른 우리는 북촌의 지리적 의미와 오늘 여행의 이동 경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북촌 공정여행의 가이드는 ‘북촌탐닉’의 저자이자 영화칼럼니스트인 옥선희 선생님께서 진행해주셨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터를 잡은 북촌은 크게 가회동과 삼청동으로 나뉘어지며, 600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곳으로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명인사들의 생가가 많다고 한다. 
 

 

 

북촌문화센터를 나와 호젓이 나있는 계동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한옥집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현대와 과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북촌의 매력을 느끼며 도착한 곳은 ‘청원 산방’이라는 곳. 무엇을 하는 곳인가 했더니 전통 창호 무형문화재이신 심용식 선생님의 집이자 작업실이었다. 

 
심 선생님은 전통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또 그것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집을 선뜻 여행자들에게 공개하셨다. ‘청원산방’이란 이름은 심용식 선생님의 호 ‘청원(淸圓)’에서 딴 것으로 ‘맑고 둥글다’는 뜻인데, 전통 방식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집과 꼭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청원산방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떼고 다시 북촌의 길을 걷고 있자니, 마치 과거 6~70년대의 마을에 온 듯 하다. 하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과거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더 나아가 예술로 승화된 마을이란 느낌이 든다. 
 
북촌을 계속 걸었더니 배에서 밥을 달라고 난리다. 점심 식사로는 아름다운 재단 희망가게 1호점인 ‘정든찌개’에서 조미료를 쓰지 않는 음식들을 먹었다. 출출했던 속을 맛있는 된장찌개와 순두부찌개 등으로 달래고 다음 목적지인 ‘아름다운 카페’로 향했다. 
 
아름다운 카페는 ‘생산자에게는 희망을, 소비자에게는 기쁨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네팔, 히말라야 등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개인컵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에게는 커피값을 할인해준다. 커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데, 기술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홍콩 국적의 사우인 앨런이 갑자기 마술을 보여준단다. 모두의 시선집중! 카드와 동전을 이용한 마술을 선보였는데 아무리 두 눈을 크게 뜨고 보아도 마술의 비밀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우에노 사장님도 앨런의 마술에 깜빡 넘어가셔서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공정무역 가게 ‘그루(g:ru)’를 찾았다. 그루는 아시아의 가난한 여성들이 천연 재료로 만든 의류와 생활용품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함으로써 지구촌 빈곤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시민주식회사이다. 가게의 한편에서는 공정무역 설탕으로 추억의 간식인 달고나를 만들고 있었다. 달콤한 냄새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들고, 우에노 사장님도 직접 달고나를 만들어 보셨다. 달고나 판매액은 1천원은 환경을 위해 기부된다. 
 
 

다음 목적지는 윤보선 전대통령의 생가 맞은편에 자리한 안동교회. 이 교회는 안국동 양반들이 세운 교회로 역사가 100년에 가깝다. 교회 바로 옆에는 한옥 별채가 하나 있는데 바로 ‘소허당(笑虛堂)’으로 불리는 곳이다. 소허당은 ‘마음을 비우고 웃으며 담소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차 한잔을 즐기며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차를 무료로 대접한다. 
 

 
차로 몸을 따듯하게 데우고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정독도서관은 옛 경기고 부지와 교사를 도서관으로 바꾼 곳이라고 한다. 조경이 아름다워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유명하다던데… 
 
다음에는 꼭 애인과 와봐야겠다. 도서관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를 전시하는 ‘서울교육사료관’이 있었다. 추억의 교실과 교복, 그리고 교과서까지! 정말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 
 
정독도서관을 나와 세월의 흔적이 듬뿍 묻어나는 가회동의 좁은 골목을 굽이굽이 올라가니 어느 순간 눈앞에 한옥 지붕들이 가득 펼쳐졌다.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랍기도 하고 서울에 이렇게 많은 전통가옥들이 아직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에 새삼 감동이 밀려왔다. 
 
 

 
 
어느덧 해도 저물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오늘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북촌동양문화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권영두 관장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고 부관장님은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사립박물관임에도 유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 입구에 있던 한옥 서당에 들어가 관장님께서 내어주신 차를 마시며 오늘의 여행에 대해 다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여행을 시작했을 때는 조금 서먹했었는데 하루 반나절을 꼬박 함께 했더니 어느새 모두가 한 팀인 것처럼 친해져 있었다. 
 

 

공정여행을 기획한 희망별동대 ‘공감만세’ 고두환 팀장은 “여행을 시작하면서 공정여행은 ‘즐거운 불편’이라고 말씀 드린 것처럼 오늘 여행이 조금 고되셨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여행하는 동안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들의 발자취를 느끼면서, 편하게 쉬고 가는 관광과는 다른 배움과 철학이 있는 여행이 되셨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조금은 서투르고 느리지만, 그 동안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런 만남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여행. 여행을 가는 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 의미와 해답을 찾는 여행. 그것이 바로 ‘공정여행’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끝으로 추운 날 짧은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보여주시고자 고생하신 공감만세 고두환 팀장과 옥선희 선생님, 일본, 홍콩,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을 지닌 사우들을 위해 통역해주신 프로보노 진민주씨, 황유진씨, 그리고 북촌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GS영업부 GS1영업팀 이재택

* 공감만세: ‘공감만세’는 ‘공정함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공정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회혁신기업이다. 우리회사가 후원하고 있는 대학생 사회적 기업가 프로그램인 희망별동대의 1기 팀 중 하나로 활동하고 있으며, 12월 말부터 1월까지 필리핀 공정여행을 진행한다. 
공감만세 사이트: http://cafe.naver.com/riceter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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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8 Comments

  1. 고두환 댓글:

    감명 깊은 수기 잘 읽었습니다 ^^

    공감만세 카페에도 소개할께요!

    • 색콤달콤 댓글:

      두환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지요? 공감만세와 한국후지제록스가 함께했던 북촌 공정여행의 즐거운 추억을 포스팅 하나에 담기에는 모자란 듯 싶네요ㅎㅎ 다음에도 공정여행 함께하길 바라겠습니다^^

  2. 초연 댓글:

    예전에 연수받으러 일주일 정도 북촌에 드나들던 일이 생각나네요.
    북촌에 대해 잘 모를 때였지만, 카메라만 갖다대면 멋진 사진이 되는 그 곳에 반해서 매일 아침 30분 정도 일찍 가서 사진도 찍고 동네 여기저기 기웃거렸던 ……
    참 좋은 곳입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네요^^

    • 색콤달콤 댓글:

      초연님, 안녕하세요^.^ 정말 어디를 찍어도 멋지게 나오는 곳이 북촌인 것 같아요. 저도 이번에 여행하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어요. 지금은 많이 춥지만, 봄이나 가을같이 날씨가 좋을 때 여행하면 풍경이 훨씬 예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초연님도 북촌 공정여행을 통해 한번 구석구석 둘러보시고 체험도 해보세요. 그냥 보는 것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추워추워 댓글:

    꼭 한번 가보고싶네요. 정작 서울에 살면서도 좋을 곳을 많이 놓치고 있는거 같아요.

    • 색콤달콤 댓글:

      북촌을 비롯한 그 주변 동네가 정말 가볼만하답니다^.^ 삼청동은 이미 너무 유명하지만, 부암동도 서울같지 않은 매력이 있구요, 통의동도 골목골목 분위기 있는 갤러리와 카페가 제법 많아요. 주말에 한번 꼭 둘러보세요~

  4. 김말년 댓글:

    저 길 이름이 계동길이였네요~ 북촌에 가면 “아..한옥 많다” 정도의 느낌이였는데
    글을 천천히 읽어보니 다시 북촌에 가서 글처럼 느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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