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수다] 2월, ‘당연한 것’들을 사랑하기

유독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1월을 지나 갑자기 기온이 쭉쭉 급상승한 설 연휴까지. 정신없이 달려온 2011년의 지난 날을 되돌아 보니, 아뿔싸, 벌써 오늘이 2월 7일입니다. 
 
명절 교통 체증,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어른들의 성화, 그리고 세뱃돈 달라며 짹짹 거리는 조카들에게까지 시

달리며 길고 긴 설 연휴를 지나오니 벌써 2월도 20 여일밖에 남지 않은 것입니다. 2011년이 시작되었다며 설렘에 찬 새해 계획을 세운 게 바로 어제 같은데 말이죠.  

연초 마음가짐은 새롭게 했지만, 일상은 전혀 새로울 것 없이 여전히 여유 없고 바빴던 삶. 입맛이 괜히 씁쓸해 지는데요. 혹시 여러분의 지난 한 달은 어떠셨나요? 
 
사실 굳이 말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직장인들에겐 그 어느때보다 분주하고 바쁜 때가 1월이었다는 사실을요. 그나마 자기가 세운 계획을 한 달이라도 지켜보자! 굳은 의지로 숨차게 달려오신 분들은 대단하신 분들인데요. 
 

어떤 직장인은 어쨌든 작년보단 더 나은 한 해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회사의 과도한 혁신 분위기에 연초부터 치이기도 하고요. 새로 회사에 들어간 신입 사원은 사수 눈치보랴, 업무 파악하랴 정신 없기도 하고, 반면 자기 일도 많은데 신입 교육까지 떠맡아 이중으로 일이 늘어난 분들도 계실 겁니다. 뭔가 한 해를 멋지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 첫단추를 잘 끼워야 겠다는 맘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한달. 직장인들에게 1월은 희망찬 출발이자, 초반에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기도 하는 양면적인 달인 것 같습니다. 

 
 
       
2011년 새해를 얼마 앞둔 어느 날, 선배 한 분이 제게 문자 메시지 하나를 보내주셨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건, 기억할 것이 없어서라고 하더라. 새해엔 기억할 것이 많은, 느리게 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 
 
이 메시지를 보는 순간 저는 가슴이 쿡쿡 아려왔습니다. 
그리고 찬찬히 생각해 봤습니다. 바쁘게 살아왔다 생각한 지난 세월 동안, 내가 정말 깊은 의미를 두고 기억할 만한 일들이 몇 가지가 있는지. 어느 순간부터, 그저 매일 일, 야근, 철야, 새벽에 타는 귀가 택시. 이런 것들

밖에 떠오르지 않았거든요. 그 기억의 틈새 가운데 떠오르는 건 얼굴 잊어버리겠다고, 보고 싶다고 마음을 전하는 절친한 친구의 문자에 답장을 못한 기억. 집에 일찍 들어올 수 있냐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전화한 엄마에게, 지금은 바쁘니까 끊어요- 라고 매몰차게 말한 기억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출처 : flickr by butupa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내게 준 관심과 사랑을, 저는 그 누구에게도 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가슴을 찔렀습니다. 누군가와 영원히 기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난 거죠. 
 
 
‘나는 바쁘니까, 사람들도 다 아니까 내가 좀 소홀해도 이해해줄 거야.’ 
 
미처 가지치기를 못한 이기적인 마음은,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마치 당연한 듯, 있는 둥 마는 둥, 그 가치를 알지 못하도록 만드는 주범인데요. 
 
사람의 마음이란 참 이상합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것들, 예를 들어 산, 물과 공기 같은 것들의 중요성을 미리 깨닫고 감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아무리 금수강산이 화려하게 펼쳐져 있어도, 그저 자기의 구두 코만 보고 숨가쁘게 달리는 사람에겐 그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들어올리 없습니다.언제나 그 자리에 펼쳐져 있는, 마음에 위안과 안식이 되는 선물의 가치를 알 턱이 없는거죠. 하물며, 사람사이의 관계는 어떨까요?           

 
 
 
 
사실 사람은 다른 이의 사랑과 관심 없이는 살 수 없는 동물이죠. 당연히, 한쪽의 일방적인 관심만으론 지속적인 관계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소홀히 하는 동안.. 무조건적인 기다림과 변치 않는 사랑과 우정을 보내주던 사람들도 지치고 아파할 수 있다는 것..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만약 어느 순간 내 마음이 지쳐 넘어지려고 할 때, 나를 지지해주고 위로해 줄 사람들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면 우리는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 가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리워 휴대폰을 열더라도 백여명이 넘어가는 연락처 속에 마음 편히 전화할 사람이 없다는 한 지인의 말이 문득 떠오르네요. 
 
 
 
 

혹시, 여러분은 지난 한달 동안 있었던 일 중에 기억할 만한 행복한 일이 있으신가요? 

 
너무 바빠 만나지 못한 친구들의 섭섭하단 문자를 받아본 적은 없으신가요? 일에 지쳐 귀가한 당신과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한마디라도 나누고 싶어 기다린 부모님들에게 왜 아직까지 안주무시냐며 말을 툭 던지곤 피곤하다고 방으로 쑥 들어가 버리진 않았나요?..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할 줄 알며, 또 당연한 것들을 사랑하는 것이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바쁜 삶의 한 가운데, 우리를 지탱시키고 힘을 주는 게 바로 당연한 것들이 그 자리에 있다는 행복이니까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얼굴이 있다면, 그분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2월은, 당연한 것들을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니까요. 
 
 
방송작가 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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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2 Comments

  1. 검은볼펜말하길

    가장 가까이에 있는것, 당연하게 느껴져 소중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 색콤달콤말하길

      그동안 바쁘고 정신없다는 이유로, 정작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소홀히 대했던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내 편이 되어줄 사람들이 바로 가족과 친구들일텐데 말이지요^^ 오늘부터라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놓지만 말고 표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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