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우울증 “안 겪어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가을 바람은 불어오는데 마음은 싱숭생숭.

일할 의욕도 없고, 밥맛도 뚝 떨어진 걸 보니 가을이 오긴 했나 봅니다.

특히  독자여러분 중에서는 가을에 더욱 심해진다는 ‘직장인 우울증’에 벌써부터 시달리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한 달에 두 번, 각 분야의 전문 필진이 여러분께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드리는 . 오늘은 스트레스 전문의이자 블로거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신 라이프스타일리스트 유은정 선생님을 모시고 직장인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직장인 우울증의 원인부터 회사에 다니기 싫은 이들을 위한 처방전까지, 지금부터 함께 확인해 보실까요? : )


직장인 K씨는 오늘도 입맛이 없어 점심을 걸렀다. 회사 일에 의욕도 생기지 않고, 동료들과 어울리는 것도 그저 피곤할 뿐이다. 업무 시간에는 누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몸이 무겁기만 하다. 기분 전환 삼아 퇴근 후 친구들과 맥주나 한 잔 할까 했지만, 어쩐지 내키지 않아 그것도 그만두었다. 나만 이런 것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 보면 다들 가을을 타는 건지 힘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더욱 짙은 우울감을 느낀다. 일조량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인데, 햇빛은 세로토닌(우울증에 가장 직접적인 신경전달 물질로 알려져 있다)을 비롯해, 활력을 주고 기분을 고양시키는 여러 가지 호르몬과 화학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 결과 신진대사율이 증가하며 뇌의 움직임이 빨라지게 된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점점 해가 짧아지고, 특히 건물 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들의 몸은 쳐지게 된다. 직장인들이 스트레스에 점점 취약해지고 쉽게 짜증을 내는 원인은 바로 일조량 감소로 인한 세로토닌 결핍에 있다.

앞서 등장한 직장인 K씨도 가을이 되어 우울감을 심하게 느끼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 특히 K씨처럼 직장 동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는 등 스스로 고립되는 환경을 만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대처 방식 중 가장 흔한 것이 퇴근 후 술 한잔이다. 술 마시는 것은 함께 마시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감정을 해소하는 ‘환기효과’는 있지만, 술로는 우울감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 정신과 의사들의 결론이다. 술을 마시면 숙면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알코올이 뇌를 억제해 잠이 오게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오히려 잠을 깨우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에 의한 이뇨작용으로 인해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기 때문에 숙면에 더욱 방해가 된다. 따라서 술은 불면증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불면을 유발하고, 다음날 컨디션에 직접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다음은 인제대학교 스트레스센터에서 제공하는 스트레스 자가진단표이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직장인일수록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반드시 체크해보도록 하자. (스트레스 자가진단 바로가기 클릭!)

최근에는 ‘터치마인드(티스토어/무료)’와 같이 스트레스 지수, 우울 지수를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도 나와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회사에 있으면 정말 답답해 죽겠어요. 연봉만큼 일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일을 많이 하고 싶진 않아요. 답답하면 가끔씩 내 차에서 쉬다가 들어오곤 해요. 예전 회사에선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이렇게 뼈 빠지게 일해야 하나 생각해서 이직했는데 여기는 그 반대예요. 오히려 지금 직장에선 내가 필요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경력 10년차의 30대 후반 직장인 L씨는 진료실을 찾아와 이렇게 하소연했다.

L씨는 전 직장에서 연봉 3,700만원을 받다가 새 직장으로 옮기면서 5,000만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높아진 연봉에 부응하는 의욕이 생기지 않아 우울증에 빠져 있다. 회사라는 곳은 하루 종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기 싫고 회사에 있기 싫다면 정말 죽을 맛이다. 일하기 싫을 때에는 이 질문을 해보라.

팀 동료들이 커피 타임에 당신만 쏙 빠뜨린다면 당신은 이미 비호감의 급행열차에 몸을 실은 것이다. 무심결에 보여지는 말투나 행동이 동료들에게 비호감을 사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은 돌아보라.


회사에 놀러온 것이 아닌 이상 실적 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내 손이 마이더스의 손인지 혹은 마이너스의 손인지 본인의 실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취미가 ‘강 건너 불구경’이라면 문제는 바로 당신에게 있다. 새로운 영역의 업무를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곤란한 상황에 처한 동료를 모른 척 한 적은 없는지, 본인의 업무 적극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이 중 한 가지만 부족해도 직장생활 문제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진단하기 좋은 질문들이다.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인데다 능력을 인정받는다 해도 회사 내에서 비호감 캐릭터로 낙인 찍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반대로 누구나 호감을 갖는 사람이고 아주 적극적인데, 능력은 없다면 주변 사람들이 뒷수습하느라 바쁠 것이다. 또 ‘엄친아’처럼 보이는 매력적인 스펙을 갖췄어도 적극적이지 않다면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얌체’일 뿐이다. L씨의 경우에는 적극성 부족에 해당할 것이다. 

나는 L씨를 위해 세 가지 처방을 내렸다. 첫째,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목소리톤을 높여 먼저 인사하라고 했다. 동료들에게 먼저 인사한다고 해서 쇠고랑 차는 일은 결코 없다. 경찰 출동도 하지 않는다. 먼저 웃으면서 인사하는 사람이야말로 하루를 적극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둘째, 시키는 일만 하면 낙오자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라고 했다. 인간은 주도적인 일을 할 때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기 마련이다. 신입사원의 전유물인 복사 심부름이라도 적극적으로 자처하고 나서보자. 셋째, 상사와 가까이 하면 살고 멀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사내 정치, 인맥 관리에 신경 쓰라고 조언했다.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상사의 손에 나의 직장 생활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되는 일도 되게 해 주는 ‘전지전능 상사’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겠다.

L씨가 아니라도 누구든 이 세 가지 숙제를 매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직장인이라면 일에 목매지 않으면서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힘이 생기고, 덤으로 두둑한 연봉도 챙기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출처 : Flickr by tinykellz 

만약 위 조언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렵다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서랍 정리를 한다든가 책상 위 소품을 재배치하는 식의 간단한 일로도 업무시간 중 스스로 리프레시(refresh)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가 될 것이다.

‘고독의 계절’ 가을은 직장인들에게 수많은 생각할 거리를 함께 가져다 준다. 직장 생활과 스마트폰에 매여 있는 우리들이지만, 길가에 핀 코스모스며, 단풍이 풍성한 나무들을 쳐다보는 여유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외로움 극복’ 포스팅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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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4 Comments

  1. june927말하길

    정신과의사 유은정입니다. 라이프스타일리스트로써, 회사공식 블로그에서
    이렇게 직원들 감성을 터치하는 곳이 있다니 높이 평가합니다.

    책도 나오셨던데.. 맞죠?

    직장은 불황일수록 말합니다.

    감정일랑 집에다가 두고 오라고.. 하지만, 인간이 그럴 수 있나요?

    감성도 터치해주어야 직장에서 하나되고 일 성취감이 높아지지요.

    그런의미에서 색콤달콤에서 시도하는 이러한 노력들이 라이프스타일리스트로써

    너무 좋아보이네요~~

    • 색콤달콤말하길

      유은정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포스트에서 말씀하신 내용 중 특히, ‘회사에 다니기 싫은 이들을 위한 세가지 처방’이 참 좋~은 내용인 듯 합니다.

      앞으로도..잘부탁 드립니다~! 😀

  2. FX말하길

    일본후지제록스에 다니고 있는 신입입니다. 대학교다닐때랑은 틀리게 왜이렇게 의욕이 안생기나했는데 햇빛을 덜봐서 그런거군요! 고객님만나러 한번이라도 더 나가야겠어요 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도서출판 부키말하길

    직장인들에게 직장 내 업무와, 직장 내인간관계 및 일에서의 소통 문제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어쩌면 가족보다더 오랜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바로 직장상사, 동료, 부하직원이니까요.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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