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빼빼로 데이’란?

언제부턴가 ‘빼빼로 데이’가 대단한 연중 행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빼빼로 한 조각 받지 않으면 살앙받지 못하는 듯하여 살짝 아쉬움마저도 듭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언제부터 우리가 이런 날들을 챙기고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네요.

 

 

11월 11일! 세상은 받은 자와 못 받는 자, 2개의 계층으로 나뉩니다^^;;  출처: flickr by chacrebleu
 
거슬러 올라가 한창 유행에 민감하던 고등학교 시절, 저희 지역 최고의 날은 ‘에이스데이’였습니다. 10월 31일 서로의 마음을 에이스에 담아 전달하곤 했지요ㅎㅎ 에이스 여러 개를 붙여 만든 대형 에이스 막대를 전달하기도 하고, 에이스 사이사이 쨈을 발라 정성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연중 최대의 날 에이스데이가 서울에선 듣보잡이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큰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지…. ㅡㅡ;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각종 ‘데이’들을 접하게 됩니다. 2월부터 시작해 매월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블랙 데이, 로즈 데이… 여기까지 챙기고 나니 대략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 있더라구요. 없는 대학생 살림에 각종 데이를 챙기느라 지갑이 늘 비어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세월이 흘러 직장인이 되고 보니, ‘데이’는 더 늘어나 있고 이젠 다 기억할 수도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별별 날이 다 생기다 보니, 지나친 이벤트성 그리고 상업화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우르르~ 휩쓸린 기분이랄까요? 또한 작은 선물로 마음과 정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거창한 선물이나 이벤트를 위한 날로 포장되는 것 같아, 경제적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구요. 

 

<우리가 챙겨야..혹은, 챙겼으면 하고 기대당하는 Day들!!-_-+>

* 1월14일 다이어리데이 “일년동안 쓰는 수첩을 애인에게 선물하는 날”

* 2월14일 발렌타인데이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 사탕을 주는 날”
* 3월14일 화이트데이 “남자가 여자에게 발렌타인데이의 답례로 초콜릿, 사탕을 주는 날”
* 4월14일 블랙데이 “아직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짜장면 먹는 날”
* 5월14일 로즈데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를 전하는 날”
* 6월14일 키스데이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는 날” 
* 7월14일 실버데이 “고마운 사람에게 은제품을 주는 날”
* 8월14일 그린데이 “삼림욕을 하는 날. 친구들이나 연인과 함께 숲을 거닐어보세요!”
* 9월14일 뮤직데이, 포토데이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날. 사진을 찍는 날이기도 하죠”
* 10월14일 와인데이 “와인을 먹으며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날”
* 11월11일 빼빼로데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아끼는 사람들에게 빼빼로로 나의 마음을 전하는 날” 
* 11월14일 무비데이 “연인과 함께 영화를 보는 날”
* 12월14일 허그데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고마웠던 사람들을 꼭 껴안아주는 날”

 

이제는 직장 생활 하고 사회물도 먹다 보니, 웬만한 날들에는 끄떡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매일 벌어지는 골치 아픈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사소한(?) 날들까지 다 챙길 수 있단 말입니까!^^;  빼빼로 고르고 포장할 시간에 내일 발표할 리뷰 자료를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 직장인의 현실. 정녕 이렇게 우린 직장 생활에 찌들고 삭막해져만 가는 걸까요 T~T

 

 

각종 ‘데이’의 범람 속에서 선물을 주는 ‘기쁨’과 축하를 받는 그 ‘설렘’을 점점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출처: flickr by Breibeest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급작스레 감성도 풍부해지는 요즘입니다. 이런 기분이라면 비록 기원을 알 수 없고, 누군가는 상술이라 비판하지만, 가끔은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에게 작은 선물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날들이 있다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미우니 고우니 해도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니까요. 
 
물론 여전히 대형 마트나 편의점에 형형색색 포장되어 산처럼 쌓인 빼빼로들을 보고 있자면 원인 모를 반감이 샘솟긴 하지만, 생각난 김에 이번 빼빼로 데이에는 굳이 빼빼로가 아니더라도 뭐든 한 번 선물해볼까 하는 고민이 드네요. 우리 쌀 소비를 늘릴 겸 가래떡 데이로 하자는 의견도 있던데,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만큼 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덤으로 따라오는 건 막을 수 없겠죠? ^^;   

 

HANI ㅣ 한옥경 홍보팀

블로그를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며, 청춘을 바치고 있는 제이미 양을 도와보고자 얼결에 시작했지만 색콤달콤을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 재미있어 질 것만 같은 기대가 모락모락 솟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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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7 Comments

  1. 조희준말하길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다시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
    은근~히 참 부담되요 이런 날들

  2. 일퍼센트제이유말하길

    11월 11일은 가래떡데이… ㅎㅎㅎㅎ
    가래떡에 초콜렛을 듬뿍 묻혀서 선물할까 생각도 해봤는데,
    어우..맛이 예상이 안되더라구요. ㅎ

    근데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바쁜 날들 지나가기 쉬운 그런 생활 속에서
    과자 한개 나눠주면서 주변 사람 챙기는 것도 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

    • HANI말하길

      가래떡에 초콜릿이라… 몹시 실험적인걸요ㅎ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건 저도 완전 찬성. 일퍼센트제이유님 말씀처럼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요~ 🙂

  3. Jamie말하길

    가래떡데이 괜찮네요. 길가에 즐비한 빼빼로를 보면서 너무 ‘달다’라고 생각했음

  4. 대학교에 붙으면 고민할것들이 있다 무슨 패션을 입어야할지 학교에서 뭐를 해야할지.. 아르바이트를 어떤걸 알지… 공부를 얼마나 할지… 말이다. 하나 고민이 더 있다. 바로 대학교에서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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