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다이닝] 갓 입사한 후배와 인생이야기를 하자! – 누하동 누하우동초밥

직장인, 식샤를 합시다! 

모든 직장인이 제때 밥 먹고 일할 수 있기를 오늘도 바래봅니다. – 공감다이닝 Episode-1  

 

어느덧 신입사원 특유의 활활 타오르는 열정을 잃어가고 있는 제게 3주 전 입사한 반짝 반짝한 후배가 하나 생겼습니다. 뭐든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서 챙겨주고 싶더군요. 그.러.나… 입사한 후 3주가 다 되어 가는데, 밥도 못 챙겨 먹고 일을 하더라고요. 선배들이 요청한 데드라인 시간 맞추랴.. 퀄리티까지 신경쓰랴.. 마이크로 초 단위로 일을 하는 후배^_ㅠ 흡사 과거의 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안쓰럽더라고요.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었던 저는 밤 9시까지 야근하다 ‘밥이나 먹고 합시다’라며 그 후배의 야근을 강제 종료시켰습니다. 그렇게 그 후배를 데리고 심야식당으로 유명하다는 종로 누하동의 ‘누하우동초밥’ 집으로 갔습니다.

 

 

작은 공간, 둘만 할 수 있는 이야기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직장 선배가 있다는 게 참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선배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도 회사생활을 잘할 수 있었던 거고요. ^^; 제 앞가림도 아직 잘 못하는 처지이지만.. 오늘 후배의 야근을 스톱시킨 이유는, 입사한 지 3주 된 후배가 자신의 힘든 점을 터놓으면 공감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이런 건 친구도, 애인도 못하고 오직 회사 선배, 동료만 할 수 있거든요. 전 이해시켜줄 수 있는 부분은 이해시켜주고, 위로도 해주려고 맘 먹었습니다. 

 

 

그러려면 회사와 떨어진 깊숙한 곳.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쳐도 아무도 모를 대나무 숲 같은 곳이 필요합니다. 그런 곳이 바로 누하동, 요즘 뜨고 있다는 서촌 부근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누하우동초밥’ 집이었습니다. 5개의 미니 테이블과 3~4명 앉을 수 있는 Bar가 전부인 작은 곳. 세 명 이하의 인원이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 인생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찾으면 딱 좋습니다. 이자카야 같은 곳이지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늦게까지 야근하는 직장인의 끼니를 해결해 주는 좋은 곳이기도 하죠. 이렇게 작은 곳에 모여.. 후배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누하우동초밥

영업시간: PM 6시~ 새벽 1시

위치: 서울 종로구 누하동 77-13 / T. 02-720-9978

메뉴: 우동과 초밥이 메인 메뉴, 기타 각종 튀김과 꼬치 구이류도 있고 다양함

특징: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사장님과 소녀시대 ‘수영’을 닮은 알바 언니가 일함. 사장님 혼자 음식을 만드셔서 조금 늦게 나오지만, 알바언니가 예뻐서 참을만함. ㅎㅎ 가게 곳곳에 ‘비틀즈’의 흔적이 가득함.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

 

 

후배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 그리고 뜨끈한 우동 국물

 

벽면에 붙은 메뉴들.. 바나나 튀김을 먹고 싶어 갔는데.. 못 먹었다는 게 함정

 

메뉴를 고르는데 고민 좀 했습니다. 그러다 후배에겐 따끈한 우동국물 같은 위로와 시리고 텅 빈속을 든든히 채워줄 초밥이 필요할 것 같아 주문했습니다. (거국적인 이유를 댔지만, 가게 이름이 ‘누하우동초밥’이었기에 우동, 초밥으로^^;) 후배의 고민은 제 예상과 적중했습니다. 큰 꿈을 품고, 남들보다 좋다는 스펙을 가지고 입사한 이곳. 스펙은 스펙이요 업무는 업무이니.. 업무 퀄리티가 낮고, 실수도 잦아 놓치는 것도 많아서 자신에게 자괴감이 든다는 게 후배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쨍’하는 빅 아이디어를 내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며 너무 속상해하더군요. 우선 후배에게 우동 국물을 권했습니다. 

 

 

그리고 후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글거림 주의, but 알아두면 실로 도움됨) 

‘유명하다는 집이라고 해서 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스탠다드한 우동 국물 맛에 놀랐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요… 회사 생활도 딱 이렇다고 생각하면 돼요. 신입사원에게 드라마틱한 우동국물을 맛을 내기 바라지 않아요. 그저 어떤 재료가 들어가고, 재료를 얼마만큼 성실히 준비할 수 있는지, 그리고 면과 국물을 끓이는 시간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는지 등등 아주 기본적인 것에 얼마나 충실히 임하느냐를 보는 것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먹고사니즘!’ 밥은 꼭 먹고 일해라! 

 

후배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며 공감해 주다가, 한 가지 조언을 더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직장에 다니는 이유는 ‘잘 먹고 잘살기 위함이기 때문에 먹고 일하라’고요. 아주 원초적인 것 같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랍니다. (의외로 나 밥 먹는 거 궁금해하고 챙겨주는 직장 동료 없다는..ㅠㅠ) 제가 아는 지인도 입사 후 능력자가 되어 보겠다는 패기로 밥 안 먹고 일하고, 야근도 자주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그걸 회사에서 당연히 여기더라는 것이지요. 고맙다는 생각이 아니라 ‘쟤는 당연히 밥도 안 먹고 야근하는 애’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는 거죠. 

 

 

사실 그렇게 되면.. 어쩌다 한 번 일하는 베짱이 & 뺀질이 후배에게 밀리고 치이기 일쑤입니다. 하여 후배에게 ‘업무 능력과 퇴근 시간은 반비례한다’라는 나름의 칼퇴 철학을 주입해 주었지요. >.< 그렇게 인생이야기를 하다 보니.. 초밥이 한참 후 나왔습니다. 천천히 나오기 때문에 저희 같은 인생 이야기를 하러 온 분들껜 딱 좋은 곳이었으나, 성격 급한 분들은 조금 기다려 주세요. 사장님이 혼자 주방을 보시기 때문에.. 이 정돈 좀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여러모로 허기진 저희 둘은 모듬까스도 시켰습니다. -_-  

 

 

등심과 생선까스.. 기타 등등 여러 부위가 섞인 모듬까쓰! 여린 마음들이라 그런지 하트모양으로 보이는 음식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아졌다는.. 아마 사장님이 의도하신 건 아닐 거에요^^;; 우동에 초밥에 모듬까스까지 먹으니, 허~하던 속이 꽉~ 차더라고요. 맛있게 먹고 내일 출근을 위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속도 속이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게 오늘의 가장 큰 기쁨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급 친해진 저와 후배는 어깨동무를 하고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치면서 07번 마을 버스를 타고 경복궁역으로 갔습니다. 

 

마냥 후배나 막내로만 살 줄 알았는데.. 갓 입사한 후배에게 이렇게 먼저 한 회사생활에서 얻은 노하우들을 전수해 주는 것을 보면.. 저도 이제 진짜 직장인이 되었나 봅니다^^;; 

 

 

누하우동초밥 가는 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출구에서 200m 정도 직진, 통인시장을 빠져나와 바깥 골목에 위치

 

2015-12-30 17;11;24

출처 : 네이버지도

 

 

 

Din평범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아예 인정하지 않기로 한 Din입니다. 할말은 꼭 하고 살며, 업무 능력과 퇴근시간은 반비례한다라는 칼퇴 철학으로 나름 유쾌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색콤한 이야기 달콤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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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Better Communication을 위해 노력하는 후지제록스의 철학과 혁신, 기업문화, 사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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